< 김선영 기자 > 일과 학업에 지친 일부 젊은 남성들은 아예 사 회생활을 포기하고 있다. 바로 ' NEET( 일자리, 교육, 직업 훈련에서 멀어진) 이들이다. 직장, 학교, 훈련 양성에서 벗어난 삶은 외로울 수 있 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다른 선택지보다 나아 보이는 것이 문제다. 10개월째 실업 상태로 33 세인 백인 남성은 대부분의 시간을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거나, 함께 사는 집에서 높은 선반에 올려진 물건을 꺼내는 데 시간을 보내 고, 그 외 시간에는 방에서 레딧을 하거나, 가끔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보낸다. 15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여러 직장을 전전했고 가장 오래 일했던 기간은 달러트리에 서 야간 근무와 불규칙 교대 근무를 했던 6년이 다. 그는 당시 왜 그렇게 오랫동안 그 일을 했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면 패턴도 엉망이었 고, 급여도 형편없었으며 무엇보다 그 일에 맞 지 않는 것이 끔찍한 사실이었다. 2023년에 시 간당 9달러밖에 벌지 못했고 살고 있던 플로리 다에서 팁을 받지 않는 근로자의 최저임금보다 3달러나 적은 금액이었다. 일하는 날에는 나름 보람을 느꼈고, 대부분의 직장에서 동료 및 관 리자들과 잘 지냈다. 하지만 정신 건강은 악화되고 있었고, 낮은 임 금으로는 어머니 집에서 나와 독립된 아파트를 갖는 단 하나의 소원을 이룰 수 없었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왜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지 하 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로 일을 하지 않았다. 결국 NEET( 직장, 학교 또는 직업 훈련을 받지 않는 사람) 가 됐다. 니트( NEET) 가 도대체 뭘 까? NEET( 니트) 는 ' 취업, 교육 또는 직업 훈 련을 받지 않는 사람 ' 을 뜻하는 약자다. 경제 및 인구 통계 연구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미국 사 회의 주요 기반 시설 두 가지( 직장, 취업, 학교) 에서 단절된 인구 집단을 지칭한다.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 성인 7명 중 1명꼴로 이 정의 에 부합된다. 남녀 간 단절 비율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추세는 다르다. 여성의 단절율은 1990 년 19 % 에서 2024년 13 % 로 감소했다. 반면, 젊 은 남성의 단절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10 % 에 |
서 12 % 로 서서히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젊은 남성을 둘러싼 여러 가지 불안감, 즉 남성 우월 주의 문화, 남성 외로움의 확산, 외모 가꾸기에 필요한 비정상적인 습관과 관련이 있을 수 있 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사회와 단절되어 있다 고 느끼는 것일까?
교육 문제 우선, 명백한 문제가 있다. 대학 진학률이 전 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1 년에 서 2022 년 사이에 4 년제 학위를 취득한 남성의 수는 약 100 만 명 감소했고, 여성의 대학 진학 률은 20 만 명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남 성, 아니 정확히는 소년 시절부터 시작된다. 그 결과, 남학생들은 학교에서 더 자주, 더 심하게 처벌받는다. 또한 학습 장애 진단을 받는 비율 도 여학생들보다 높다. 이런 단절의 연쇄 효과 는 남학생들에게 일찍부터 시작되어 나중에 취 업과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들은 대부분 학업 성적은 괜찮지만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친구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 었고, 잘못된 말이나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키 곤 한다. 의사는 이들 중 상당수가 자폐 스펙트 럼 장애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도움을 받지 못한 세월 동안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원 을 얻지 못한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필요한 것 은 바로 가정과 학교에서 이뤄지는 보통 남자 아이들의 일상적 학습이다. 남자아이들은 건 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이는 학 업 및 직업적 성공뿐 아니라 전반적인 행복과 장수와도 직결된다. 남자아이들의 초기 발달 과정은 단절로 점철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강인하고, 성공적이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학교의 인기남처럼 행동하고, 공격적이어야 한 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는 관계를 맺 는 데 필요한 자질과는 오히려 정반대다.
직장은 어디에 대학에 진학한 젊은 남성들조차도 졸업 후 당 연히 기대했던 취업 기회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모로 완벽한 삶을 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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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등학교 재학 중에 대학 수업을 듣기 시작 해 회계학을 전공한 남성이 있다. 하지만 그는 졸업 후 2 년 동안 인디드( Indeed) 나 크레이그 리스트( Craigslist) 같은 온라인 구인 사이트를 통해 수백 건의 채용 공고에 지원했지만, 아무 런 성과도 없었다. 이런 Z 세대 남성들이 졸업 하는 취업 시장은 그들의 아버지 세대와는 완 전히 다르다. 대학에 다니면서 지역 사회나 봉 사 지향적인 일에 집중하는 직업이 진정으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회계 분야에서 2 년을 보낸 뒤라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계속 회계 일을 찾고 있다.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20 ~ 24 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2025 년 가을 8.9 % 까지 치솟았다. 최 근에는 고무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해 여성은 농업 외 분야에서 일자리 증가분의 52 % 를 차지했고, 사립 교육 및 의료 서비스 를 포함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분야에 서는 새로운 일자리의 거의 4 분의 3 을 차지했 다. 여성들은 또한 엔지니어링과 같이 역사적 으로 남성이 지배해 온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 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성에게 이런 취 업문이 열리면서 남성들에게도 다른 문들이 열 렸다. 전통적으로 남성이 담당하지 않았던 분 야, 즉 치료, 보건 교육, 교사, 간호, 사회복지 분야에도 진출할 기회가 있는데, 남성들은 이 런 분야에 진출하려 하지 않는다. 남성들이 어 느 정도 경직된 사고방식 속에서 자라지만, 현 대의 직업 시장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적응력이다. 실업 상태로 보낸 시간들은 정말 우울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 동 안 부모님 집에서 보낸 시간은 사실 꽤 즐거 웠다고 느낀다.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니트( NEET) 생활에 잘 맞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 다. 내성적이고 외출을 안 해서, 그 시절에는 자 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강아지 와 함께 매일 조깅을 하며 달리기 취미를 쌓는 다. 매일 건강한 식사를 준비하고 일주일에 최 소 세 번은 헬스장에 갔고, 평생 좋아했던 비디 오 게임과 트위치 스트리밍도 마음껏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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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이런 모습에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몇 년간 행복한 실업 생 활 끝에 이들은 고전적인 방법, 즉 부모가 다니 는 교회 인맥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기도 한다. 교회 목사가 부업으로 일하는 해산물 가공 회 사에서 경리 담당으로 2 년째 일하고 있지만 일 자리를 구한 것에 대해 별로 긍정적으로 느끼 지 않는다. 대신 부모의 잔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것이 다행이다. 시간당 28 달러를 받지 만, 연간 수입의 10 % 는 왕복 3 시간이나 걸리는 출퇴근길 기름값으로 바로 날아간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너무 피곤해서 조깅이나 게임을 할 기력도 없고, 그저 잠에 곯아떨어진다. 회사 의 경리 업무는 돈이 어디로 가는지 직접 보게 되는데, 가장 큰 돈이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 람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한다. 이런 현실은 이들에게 별다른 의욕을 불러일으 키지 못한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조만간 자신 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일 은 할 수 있는 일들을 못하게 막는 족쇄일 뿐이 라고 불만이 가득하다. NEET( 취업, 교육, 훈 련을 받지 않는 청년) 들에게 일이라는 개념 자 체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 또한 흔히 볼 수 있 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소속이 없는 생활을 적극적으로 고수하며, 직장, 학교, 그리고 임금 노예나 일반인의 세계를 완전히 거부한다. 정 신 건강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 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원히 NEET 로 남기 를 희망하는 이도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 단을 받고 장애 수당을 신청하기도 한다. 이는 NEET 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랜드 연구소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교육이나 직업에 종사하지 않는 젊은 남성의 3 분의 1 이 상이 장애를 갖고 있다.
연결된 세상 속에서의 외로움 이들은 고독 속에서 어느 정도 위안을 찾지만, 레딧이나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정 도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둘 다 이 런 유대감이 완전히 건강한 것만은 아닐 수 있 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7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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