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 교육
2025 년 11 월 14 일- 2025 년 11 월 20 일 B-7
▶5 면 < 학점 인플레이션 > 에 이어 심지어 몇몇 학생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익 명으로 위협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학계에 서는 이런 위협이 흔히 발생한다. 이른바 개 별 자습 수업에서는 요건을 충족하면 쉽게 A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과목에서 그보다 낮은 학점을 받으면 " 감점 " 을 의미한다. 학생 들에게는 이런 개념이 엄청난 강박관념이 되 어 있다. 이는 이제는 하나의 이념이 되었다.
치열해진 입학과 졸업이 학점 부추겨 성적은 오르는 반면, 대학은 점점 더 비싸지 고 입학하기도 더 어려워졌다. 2001 년 하버드 는 지원자의 10.7 % 만 합격시켰는데, 이는 당 시로서는 사상 최저였다. 2024 년에는 3.6 % 만 합격시켰다. 그 결과, 오늘날의 평균적인 학 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나은 자질을 갖추 고 있고 A 를 받을 자격이 더 크다. 하지만 그 렇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같은 기 간 동안 대학 행정가들은“ 학생 성공” 이라는 개념을 제도화했다. 원래는 이탈율을 줄이고 졸업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학생 성공 은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전통적인 학업 성취, 개인적 만족, 심지어 웰 빙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런 요소들과 다 른 요소들은 학생들을 학자에서 고객으로 변 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미국의 대학은 항상 혼란스러웠다. 성인식 시설과 자격증 발급 서비스가 뒤섞인 곳이었 다. 하지만 고객 중심적이고 전문성을 중시 하는 학부 생활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 들었다. 대학은 단순히 자신이 누구인지 알 아가거나 미래의 배우자를 만나는 곳이 아니 라, 직업을 찾는 곳이었다. 하버드 보고서는 이런 현상을 지적한다. 많은 학부생들이 동아 리, 인턴십, 그리고 기타 과외 활동을 취업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긴다. 한편, 교수라는 직업은 더욱 불안정하고 임 시직이 되었다. 교수의 약 75 % 가 비정규직이 며, 많은 교수들이 학기별로 근무하고 있고, 그들의 고용 운명은 부분적으로 학생들의 수 업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수업 평가는 학습 측정 기준으로는 악명 높을 정도로 불합리하 지만, 학생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압 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학생들을 행복하게 만 드는 것은 다름아닌 후한 학점이다. 이와 같은 시기에 대학 인증 절차의 변화로 인해 강의실 운영에 대한 새로운 관료주의적 요구가 교수진에게 쏟아졌다. 이런 요건을 충 족하지 못하면 펄 그랜트를 포함한 학교의 연 방 기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행정가들은 교수와 학과에 수업 내용을 평가 기준을 통해 측정 가능한 학습 성과에 직접 연결하도록 촉
대학은 직업을 찾는 최적의 곳, 학점은 필수 교수들도 후한 점수로 학생과의 관계 유지
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요소들은 인증 기관 을 만족시키고, 학교가 학생 지원과 학위 수 여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성적은 더 이상 그런 역할을 하지 않 는다. 인증 기관 입장에서는 성적을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성적은 교수마다 다 르거나, 진단적 세부 사항이 부족하거나, 특 정 학습 성과에 대한 충분히 세부적이고 신 뢰할 수 있는 증거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교수진은 성적이 숙달이나 성취를 증명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 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상기시켜 왔다. 이런 와중에 등록금 비용은 계승 상승했고 학생들은 점점 학문의 연구자에서 대학의 고 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교수진은 이런 상황 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끊임없는 성과와 경쟁 에 대한 압박감에 학생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학업적 도움이 아닌 치료를 위해 상담실을 찾 는 경우가 많았다. 교수들이 그런 역할을 할 자격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를 찾아 오는 학생들은 대개는 학업으로 인한 문제점 을 주제로 삼았다.
학점 스트레스 해결이 학점 인플레이션 한편,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와
장애나 불이익을 감수하려는 합리적인 욕구 는 점점 더 높아지는 성적 인플레이션 요구 에 굴복하게 만들었다. 학생들의 불평에 귀 기울이고 인가 기관을 두려워하는 행정 담당 자들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내용에 모호함 이 없도록 압박했다. 이런 변화에 저항했던 교수진조차도 해마다 순응하라는 압력을 견 뎌내야 했다. 그리고 컴퓨터도 잊지 말아야 한다. 컴퓨터 덕분에 학부생들이 과제에서 부정행위를 하 는 것이 더 쉬워졌다. 하지만 네트워크화된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교실의 운영 방식과 학 생과 교수가 학점과 관계를 맺는 방식 또한 변화시켰다. 이런 변화로 인해 대학 생활의 디지털화는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1990 년대에는 어떤 과목의 최종 성적이든 우편으로 받거나 교수님 사무실 문에 타이핑 으로 붙여져 있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거의 알 수 없었다. 그 전까지는 과제를 하고 시험 을 봤다. 점수를 받고, 혹시라도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거나 걱정된다면 강의 계획서를 다 시 참고해 자신의 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었 다. 두 번째 시험과 기말고사에서 A 를 받으 면, 그 학기에는 간신히 A 를 받을 수 있었다.
요즘은 고대학에 널리 보급된 " 과정 자료 "
덕분에 학생들은 모든 과목에서 자신의 성적 을 항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소프트 웨어는 지금까지의 성적을 기반으로 데이터 대시보드 형태로 최종 성적을 예측할 수도 있 다. 학생들은 이 기능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예상치 못 한 결과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정 자료 데이터 대시보드는 또 다른 분명한 효과 를 갖고 있다. 현재 대학 생활의 다른 많은 측 면과 마찬가지로, 과정 자료 데이터 대시보드 는 학생들의 관심을 무엇보다도 성적에 집중 하게 만든다. A 를 받는 학생은 늘어나는데, 학생들은 자 신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다. 교수들 또한 성적 평가라는 악몽에 지쳐 있다. 이제 학생 들이 교수의 피드백을 왜곡하거나, 교수가 학 생에게서 훔쳤다고 확신하는 " 추가 점수 " 를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 다. 성적 평가는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었지 만, 이제는 악몽이다. 가장 쉬운 해결책은 학 생들에게 적어도 어느 정도는 기대하는 것을 제공해 나머지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그렇 게 하면 다른 여러 면에서 훨씬 더 어려워진 나머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증폭된다. 교육 과 정 평가 시스템은 명확한 평가 기준 사용을 강요한다. 이는 애초에 성적 인플레이션을 증 폭시키는 데 일조했던 교실 생활의 관료화를 더욱 악화시킨다. 학생들이 특정 A 학점를 받 기 위해 더 쉬운 수업을 찾는 것처럼, 교수들 은 성적을 둘러싼 다툼을 완화하는 더 단순 한 수업 설계를 추구한다. 현 상황에서 성적 이 학생들의 지식이나 학습 내용을 거의 대변 하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 만 성적 평가 시스템은 끊임없이 변한다. 의 대나 전문대 입학, 경영 컨설팅 인턴십의 제 한된 자리를 놓고 동료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심지어는 평가를 성취로 착각하기 쉬운 부모 를 달래기 위해서도 성적이 중요하다.
성적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 는 것은 논술 문제에 객관식 답을 제시하는 것과 같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무언 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대부분 의 교수들이 수업에서 전하고 싶어 하는 교훈 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목표라는 것이 다.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 훨씬 나중에, 성적 에 대한 과거의 집착을 되돌아보며 그 교훈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때 즘이면 그들은 더 이 상 대학 교육의 고객이 아니다. 교수들은 결 코 떠나지 않는다. 매년 성적은 조금씩 오르 지만, 매년 교수들은 그 차이를 덜 느낀다. 그 리고 이런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관료주의 는 계속해서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