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영 기자 > AI로 인한 학위 가치 하락이 조용히 시작되 었고 누군가 이를 알아차리고 있다. 시장은 이미 그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시작 했다. 프라이스워터쿠퍼스( PwC) 가 미국 금 융 서비스 업계 임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 % 가 신입 사원 채용 시 경영학석사( MBA) 보다 AI 관 련 기술 교육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91 % 는 AI 역량을 갖춘 직원 에게 더 높은 연봉을 지급할 의향이 있으며, 대다수는 AI 전문가에게 추가 수당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명문 경영대학원들도 경영학석사( MBA) 지원자 수가 감소하고 신입 사원 초봉이 하락 하는 가운데, 이에 발맞춰 와튼 스쿨과 MIT 는 학위 비용의 일부만으로 AI 리더십 단기 수료증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명문 대학 및 대학원 학위는 야심 찬 사 람들이 명성과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확 실한 사다리였다. 이는 값비싼 학위가 위조하 기 어려운 강력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입학은 능력 위주로 이뤄졌고, 졸업은 그 능 력이 갈고 닦여 실무에 투입될 준비가 되었음 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안정적인 기 반이 양쪽에서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고용주들은 점점 더 성적 증 명서로는 드러날 수 없는 기술을 선호해 자격 |
증 자체를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반 면 공급 측면에서는 자격증을 내부에서 위조 하는 것이 더 쉬워지고 있다. 이는 최근 프린 스턴 대학과 브라운 대학의 시험 부정 행위에 서 단적으로 나타났다.
브라운 대학교의 실제 실험 지난 봄학기, 20 년 가까이 후생경제학과 사 회선택이론을 가르쳐 온 브라운 대학교 경제 학과 로베르토 세라노 교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바로 과제형 중간고사였다. 몇 달 전 캠 퍼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여전히 충격 을 받은 학생들은 붐비는 강의실을 피하고 싶 어 했다. 세라노 교수는 학생들의 요구를 받 아들여 시험 난이도를 평소보다 높였다. 이런 유연성이 더 심층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할 것 이라는 판단이었다. 보통 중간고사 평균 점수는 65 ~ 80 % 사이였 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균 96 점을 기록했다. 40 명의 학생이 만점을 받았다. 엄격한 학습을 중시하는 수업에서 이 점수는 결코 성공이 아 니었고 오히려 심각한 문제였다. 세라노 교수 와 채점자들은 ChatGPT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험지를 분석했다. 인공지능의 답변은 내용과 형식 면에서 학 생들의 제출물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한 증 명은 직접적인 논증으로 가장 깔끔했지만, ChatGPT 와 대부분의 학생들은 논리적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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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이용한 복잡한 증명 방식을 택했다. 이는 기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인간의 사고방식 과는 거리가 먼 답안이었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인공지능에 의존했다 고 확신한 세라노 교수는 중간고사를 바로 무 효화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이 틀 렸음을 증명할 기회를 주었다. 대면으로 치 러진 기말고사 점수 분포가 중간고사와 일치 하면 두 시험 모두 유효하게 인정하고, 그렇 지 않으면 중간고사는 무효화하고 기말고사 의 가중치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기말고사가 다가왔다. 18 명의 학생이 수강 을 포기했고, 9 명은 수강은 유지했지만 시험 을 치르지 않았다. 시험에 응시한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48.6 % 로, 이 과목 역사상 최저치 를 기록했다. 이전 기말고사에서는 65 % 아래 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3 명은 0 점을 받았고, 19 명이 낙제했다.
브라운 대학교의 대응은 절차적인 것이었 다. 학사규정 위원회는 세라노 교수에게 의심 스러운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해 개별적으로 고발장을 제출하도록 요청했고, 생성형 AI 교육 및 학습 위원회는 AI 를 " 중대한 파괴적 기술 " 로 규정하고 학사규정 개정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시스템은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질문들은 제기되지 않고 있다. 구매자들의 수요는 줄어들고 위조 는 더 쉬워진 신호는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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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다. 그저 조용히 등록금만큼의 가치를 잃 게 될 뿐이다. 세라노 교수의 성적표와 PwC 의 설문조사는 같은 이야기를 정반대의 관점 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부정 행위의 기준 모호해져 기계가 도처에 존재하는 세상에서 무엇이 부정행위로 간주되는지 논쟁이 시작되었다. 모든 기술은 교육계에 자신의 노력으로 인 정되는 기준을 재정립하도록 강요한다. 그런 데 어느 순간부터 계산기는 산수를, 맞춤법 검사기는 철자를, 검색 엔진은 기억력을 대 체했다. 그때마다 대학들은 경계를 다시 설 정하고 인간의 기여도를 한 단계씩 높였다. 더 이상 계산할 필요는 없었지만, 여전히 추 론해야 했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본질 자체가 다르다. 사고의 구성 요소만을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의 구성, 틀, 논 증, 증명 전략까지 자동화한다. 시험의 존재 목적, 즉 표절 방지를 위한 윤리 강령은 시험 대상자의 사고와 허용되지 않는 도움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AI 는 그 경계 자체를 허물어뜨린다. 모든 노트 북에 AI 도구가 탑재되고 모든 인턴십에서 AI 사용이 장려된다면, 학생들은 시험장에 무언가를 몰래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6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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